그리울 오늘 읽을거리

떼쓰기, 훈육에 실패해서 생기는 게 아니에요

마트 한복판에서 드러눕는 아이 앞에서, 부모는 두 가지를 동시에 느껴요 — 당황스러움과 "내가 뭘 잘못 가르쳤나" 하는 자책. 그렇지만 떼쓰기는 훈육에 실패해서 생기는 게 아니에요. 얼마나 흔하고 보통 얼마나 가는지,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어떤 모습일 때 한번 살펴보면 좋은지 데이터로 정리했어요.

한눈에
  • 떼쓰기는 대부분 짧아요 — 중앙값 3분, 75%는 5분 안에 끝나요
  • 떼쓰기 안에는 분노와 슬픔이 순서대로 흘러요. 분노가 지나간 뒤에 아이는 안기고 싶어져요
  • 가끔 하는 떼쓰기는 지극히 정상, 다만 '매일'은 한번 살펴볼 신호예요

1. 생각보다 짧고, 생각보다 흔해요

떼쓰는 3분은 부모에겐 30분처럼 느껴져요. 그런데 부모들이 직접 적어본 기록을 모아보면, 정말로 3분입니다.

18~60개월 아이 335명의 떼쓰기를 부모가 기록한 연구에서, 75%가 5분 안에 끝났어요. 가장 흔한 길이는 30초~1분이었고요 (Potegal, Kosorok & Davidson, 2003). 소아과 임상 참고자료는 이 연구를 근거로 한 번의 떼쓰기 지속시간을 중앙값 3분으로 정리합니다 (StatPearls).

빈도도 그래요. 3~5세 아이 1,490명을 조사했더니 지난 한 달 동안 가끔이라도 떼를 쓴 아이가 83.7%였어요. 거의 모든 아이가 떼를 씁니다 (Wakschlag et al., 2012).

3분
한 번의 떼쓰기 지속시간 중앙값
(75%가 5분 이하)
83.7%
지난 한 달 가끔이라도
떼를 쓴 아이 (3~5세)
떼쓰기는 훈육이 실패한 결과가 아니라, 이 나이의 아이가 지나가는 자리예요.

2. 떼쓰기 안에는 두 감정이 순서대로 흘러요

떼쓰기를 하나의 덩어리로 보면 그저 견뎌야 할 폭풍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분노와 슬픔이라는 서로 다른 두 갈래가 흐르고 있어요 (Potegal & Davidson, 2003; Giesbrecht et al., 2010).

분노는 초반에 가파르게 치솟아요. 소리 지르고, 발을 구르고, 밀칩니다. 그러다 분노가 잦아들면서 슬픔이 드러나요. 흐느끼고, 축 늘어지고, 결국 부모에게 안기려 해요 (Potegal, Kosorok & Davidson, 2003).

떼쓰기의 흐름
분노 — 소리 지르기·발 구르기. 이때 달래려 다가가면 오히려 더 크게 터지기 쉬워요.
중간
분노가 잦아들고 슬픔이 올라와요. 울음의 결이 바뀌는 순간이 있어요.
슬픔 — 흐느끼고 매달려요. 지금이 안아줄 때예요.

그래서 "언제 안아줘야 하나"의 답이 나와요. 분노가 한창일 때가 아니라, 분노가 지나가고 슬픔이 남았을 때예요. 아이가 안기려 손을 뻗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면 됩니다.

이건 평균적인 경향이에요

모든 떼쓰기가 이 순서를 정확히 따르는 건 아니에요. 다만 분노와 슬픔이 서로 다른 과정이라는 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됐고, "분노가 지나가길 기다렸다가 곁을 준다"는 타이밍은 그 위에서 나온 실천이에요.

3. 왜 하필 지금일까요

이 나이의 아이는 하고 싶은 게 폭발적으로 늘어나요. 그런데 그걸 멈추고 참고 미루는 힘 — 자기조절 — 은 훨씬 천천히 자랍니다. 하고 싶은 마음과 멈추는 힘 사이의 간격, 그게 떼쓰기가 서 있는 자리예요.

말과의 관계는 조금 조심스럽게 말씀드려야 해요. 24~30개월에 말이 느린 아이는 심한 떼쓰기를 보일 위험이 약 2배였어요 (Manning et al., 2019). 다만 이건 함께 나타난다는 뜻이지, 말이 늦어서 떼를 쓴다는 뜻이 아니에요.

말이 늘어서 떼쓰기가 줄어드는 건지, 아니면 말과 자기조절이 함께 자라는 건지는 아직 갈라내지 못했어요. 그러니 "말만 트이면 괜찮아진다"고 기다리기보다, 지금 이 시기를 어떻게 함께 건널지를 보는 편이 낫습니다.

떼쓰기는 아이가 부모를 이기려는 게 아니에요. 자기 감정에 자기가 압도된 상태예요.

4. 그래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1. 안전이 먼저예요. 머리를 부딪거나 자신·남을 다치게 할 상황이면 먼저 안전하게 옮기고 몸을 붙잡아 주세요. 이때는 '무시'하는 순간이 아니에요.
  2. 위험하지 않은 행동에는 반응을 줄여요. 소리 지르고 드러눕는 것 자체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거예요. 방치가 아니라, 관심이라는 연료를 넣지 않는 것에 가까워요. 곁에 조용히 있어 주세요.
  3. 요구에는 굴복하지 않되, 감정에는 곁을 줘요. "사탕은 안 돼"는 그대로 두고, "많이 속상했지"는 해주는 거예요. 한번 안 된다고 한 걸 떼쓴다고 들어주면, 떼쓰기가 통하는 방법으로 배워집니다.
  4. 지나간 뒤에 안아줘요. 분노가 가라앉고 아이가 매달릴 때, 길게 설명하지 말고 그냥 안아주세요. 훈계는 이때까지도 거의 들리지 않아요.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는 것("무서웠구나", "네 마음대로 안 돼서 화났구나")은 많은 부모와 임상가가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방법이에요. 다만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떼쓰는 아이에게 이게 효과적이라는 걸 직접 확인한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아요. 해가 될 일은 없으니 편하게 써보시되, "이렇게 하면 반드시 그친다"는 기대는 잠깐 내려놓고요.

체벌과 고함은 역효과예요

미국소아과학회는 체벌·고함·수치심 주기 같은 방식이 "단기 효과도 미미하고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나중의 행동·정서 문제 위험을 높인다"고 정리했어요 (AAP, 2018). 훈육이 필요 없다는 뜻이 아니라, 아프게 하는 방식은 값을 치른다는 뜻이에요. 자세한 이야기는 체벌, 정말 효과가 있을까에 정리해 두었어요.

5. 숨을 멈추고 파래질 때 — 호흡정지발작

떼쓰다가 아이가 숨을 멈추고, 입술이 파래지거나 반대로 창백해지면서 축 늘어지는 일이 있어요. 처음 보면 정말 무섭습니다. 이건 호흡정지발작(breath-holding spell)일 수 있어요.

꼭 알아두실 것
  • 소아의 최대 5%에서 나타나고, 대개 생후 6~18개월에 시작해요.
  • 대부분(60% 이상)은 심하게 울다가 입술이 파래지는 청색형이에요. 갑자기 놀라거나 아플 때 창백해지며 늘어지는 창백형도 있어요.
  • 대개 5~6세까지는 저절로 사라지고, 뇌전증으로 이어지지 않아요.
  • 철결핍성 빈혈과 연관이 보고돼 있어, 진료에서 확인해볼 가치가 있어요.

보기엔 무섭지만 대개 경과가 좋아요. 다만 경련과 구별이 필요하고 빈혈·심장 리듬 확인이 도움이 되므로, 처음 겪으셨다면 한 번은 진료로 확인받으시길 권해요. 우는 것이 먼저 있었는지, 색이 먼저 변했는지, 얼마나 지속됐는지를 기억해 가시면 큰 도움이 됩니다.

6. 한번 살펴보면 좋은 신호

거의 모든 아이가 떼를 쓰기 때문에, 떼쓰기의 횟수보다 모습이 더 많은 것을 알려줘요. 아래에 해당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발달을 보는 진료를 한번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매일 떼를 쓰는' 아이는 3~5세 중 8.6%였어요 (Wakschlag et al., 2012). 다만 이건 '아주 흔한 일은 아니다'라는 뜻이지, 그 자체로 심각한 무언가를 뜻하지는 않아요. 위 신호들은 진단 기준이 아니라, 한번 확인해보면 좋을 이유일 뿐입니다.

7. 오늘 해 볼 한 가지

떼쓰기를 세어보기

오늘 하루, 떼쓰기가 언제·얼마나 있었는지만 적어보세요. 시간과 길이, 그리고 직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 줄이면 충분해요.

며칠만 모여도 보이는 게 있어요 — 배고플 때인지, 낮잠을 건너뛴 날인지,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직후인지. 떼쓰기는 아이의 성격이 아니라 대개 상태의 신호거든요.

그리고 기록은 기억을 바로잡아 줘요. 힘들었던 날은 유난히 크게 남기 마련이라, 실제로는 줄고 있는데도 "요즘 더 심해졌다"고 느끼기 쉽거든요. 적어두면 그 느낌이 맞는지 아닌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 문헌

  1. Potegal, M., & Davidson, R. J. (2003). Temper Tantrums in Young Children: 1. Behavioral Composition. Journal of Developmental & Behavioral Pediatrics, 24(3), 140–147.
  2. Potegal, M., Kosorok, M. R., & Davidson, R. J. (2003). Temper Tantrums in Young Children: 2. Tantrum Duration and Temporal Organization. Journal of Developmental & Behavioral Pediatrics, 24(3), 148–154. (18~60개월 335명. 최빈 지속시간 0.5~1분, 75%가 5분 이하 — 부모의 서술 기록 기반)
  3. Wakschlag, L. S., et al. (2012). Defining the developmental parameters of temper loss in early childhood. Journal of Child Psychology and Psychiatry, 53(11), 1099–1108. (MAP-DB, 3~5세 1,490명 — 가끔 떼쓰기 83.7% / 매일 8.6%)
  4. Giesbrecht, G. F., Miller, M. R., & Müller, U. (2010). The anger–distress model of temper tantrums. Infant and Child Development, 19(5), 478–497.
  5. Belden, A. C., Thomson, N. R., & Luby, J. L. (2008). Temper Tantrums in Healthy Versus Depressed and Disruptive Preschoolers. The Journal of Pediatrics, 152(1), 117–122. (자해·공격·25분 초과 지속·진정 곤란을 구분 신호로 제시. 임상 하위표본이 작아 해석에 주의)
  6. Manning, B. L., et al. (2019). Relations Between Toddler Expressive Language and Temper Tantrums in a Community Sample. Journal of Applied Developmental Psychology. (말이 느린 아이에서 심한 떼쓰기 위험 약 2배 — 상관이며 인과 아님)
  7. Sege, R. D., & Siegel, B. S.;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2018). Effective Discipline to Raise Healthy Children. Pediatrics, 142(6), e20183112.
  8. Breath-Holding Spells. StatPearls (NBK539782); Leung, A. K. C., et al. (2019). Breath-Holding Spells in Pediatrics: A Narrative Review of the Current Evidence. Current Pediatric Reviews, 15(1), 22–29. (유병률 최대 5%, 6~18개월 발병, 청색형 60% 이상, 5~6세경 소실, 철결핍성 빈혈과의 연관)
  9. Temper Tantrums. StatPearls (NBK544286). (위 Potegal 연구를 근거로 "하루 한 번, 지속시간 중앙값 3분"으로 정리 — 중앙값 수치의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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